
“알바가 원치 않아도, 계약서는 써야 합니다”
“직원이 원치 않아서”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았던 사장님, 결국 법원에서 벌금형을 받았습니다.
자영업자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근로계약서 작성의 법적 의무와 리스크를 지금 확인하세요.
“그냥 도와주는 거라며 계약서 안 써도 된대요”
처음 들었을 땐 나도 갸우뚱했다.
“요즘 누가 계약서 없이 사람을 써?” 싶은 일이지만, 현장에선 생각보다 자주 벌어진다.
특히 인력난이 심한 요즘, 구인에 애를 먹고 있는 자영업 사장님들 사이에서는 ‘계약서는 나중에 써도 되죠?’, ‘일단 잠깐만 도와주고 갈게요’라는 말에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런데, 그게 얼마나 위험한 판단인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최근 대전지방법원의 판결이 이 경각심을 다시 일깨웠다.
직원이 스스로 “계약서 안 써도 된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장님은 벌금형을 받았다.
이유는 단 하나, 근로계약서는 ‘무조건’ 써야 하기 때문이다.
이 사건은 그저 한 개인의 실수로 보기 어렵다.
자영업 현장에서 일어나는 현실적인 고민과 법적 판단 사이의 간극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다.
나는 오늘 이 글에서, 이 판결이 자영업자에게 던지는 경고를 찬찬히 풀어보려 한다.
자영업자로서, 혹은 매장을 운영하는 점주로서 반드시 알아야 할 근로계약서의 법적 의미, 직원이 요청하더라도 작성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 그리고 실제로 현장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현실적인 시선으로 정리해 본다.
근로계약서, 왜 ‘무조건’ 써야 하나?
첫째, 근로기준법 제17조는 이렇게 규정하고 있다.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임금, 근로시간, 휴일, 연차휴가 등 주요 근로조건을
서면으로 명시하여 근로자에게 교부하여야 한다.”
근로기준법
여기서 중요한 단어는 ‘서면’, ‘교부’, ‘하여야 한다’이다.
이건 ‘할 수 있다’가 아니라 ‘해야 한다’는 말이다.
즉, 법적으로 강제된 의무사항이다.
직원이 원치 않더라도, ‘사정이 있다’고 해도 예외가 없다.
이번 판결에서도 법원은 명확히 밝혔다.
“근로계약서를 작성 및 교부하지 않을 수 있는 예외적인 사유들을 규정하고 있지 않다.”
이 말은 곧, 직원이 ‘원하지 않아도’, 사장이 ‘몰랐다고 해도’, 법 위반이라는 뜻이다.
“직원이 괜찮다잖아요”는 변명이 되지 않는다.
대전 사례의 사장님은 직원의 간곡한 요청으로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
이유는 더 안타깝다.
직원이 신문사 인턴 기자였고, ‘겸직 금지 규정’ 때문에 아르바이트 사실이 알려지면 곤란해진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법원은 사장님의 ‘고의가 없었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 이유는 이렇다.
“교부하지 않은 이상, 그 자체로 위법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봐야 하며, 고의가 없다고 볼 수 없다.”
즉, ‘몰랐다’, ‘도와주려고 했다’, ‘직원이 원치 않았다’는 모든 이유는 통하지 않는다.
근로계약서 미작성은 형사처벌 대상이며, 이번처럼 벌금형과 집행유예가 내려질 수도 있다.
왜 근로계약서가 중요한가?
근로계약서의 역할은 단순히 ‘종이 한 장’이 아니다.
- 임금, 근로시간, 휴일, 휴가, 업무 내용 등 핵심 조건을 서면으로 명확히 해 분쟁을 방지한다.
- 직원이 나중에 “나는 주 4일 근무 조건인 줄 알았다”, “알바비가 더 나오기로 했었다”는 주장을 할 경우, 사장의 주장을 입증할 유일한 문서다.
- 근로감독이나 노동청 조사 시, 계약서 미작성은 바로 과태료 또는 형사처벌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내가 만난 자영업 사장님들 중에는, 계약서 없이 일하던 직원이 퇴사 후 ‘임금체불’이나 ‘부당해고’를 주장하면서 골머리를 앓았던 경우가 많았다.
계약서만 있었다면 단번에 정리될 문제였지만, 없었기 때문에 매출 몇 달 치를 날리는 일이 생기기도 했다.
현실 대응법 – 꼭 이렇게 하자!
1. 채용 즉시 계약서 작성하라
- 면접 시 ‘바로 일할 수 있어요’라고 해도, 일 시작 전 5분만 투자해서 계약서 쓰는 게 안전하다.
2. 서면 교부는 무조건 기본
- 구두로 설명하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 전자근로계약서를 활용해 카톡으로도 교부 가능하다. 요즘은 고용노동부에서도 모바일 계약서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3. ‘알바니까 괜찮다’는 착각은 금물
- 알바, 단기직, 인턴 모두 ‘근로자’로 본다. 누구든 고용했다면 계약서를 써야 한다.
4. ‘직원이 원치 않는다’는 말은 무시해도 된다
- 오히려 “법상 작성이 의무라 안 쓸 수 없다”고 단호하게 설명하자. 이런 사장님이 결국 신뢰를 얻는다.
<근로기준법 세부 내용>
1. 근로계약서 미작성·미교부 시 처벌
- 벌금: 근로기준법 제17조 위반에 해당하며, 5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 강행규정: 근로계약서 작성 및 교부는 사용자의 의무이며, 근로자의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반드시 지켜야 하는 강행규정이다. 따라서 근로자와 구두로 합의했더라도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교부하지 않았다면 처벌 대상이 된다.
- 벌금 부과 기준: 근로자 수에 따라 처벌이 가중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근로자 4명에 대해 근로계약서를 미작성했을 경우, 총 2,000만 원의 벌금을 부과받을 수도 있다.
2. 근로계약서에 반드시 명시해야 할 내용
근로계약서에는 다음의 주요 근로조건을 반드시 서면으로 명시하고 교부해야 한다.
- 임금의 구성항목, 계산방법 및 지급방법
- 소정근로시간
- 휴일 및 연차유급휴가
- 취업의 장소와 종사하여야 할 업무에 관한 사항
- 근로계약기간에 관한 사항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의 경우)
- 근로일 및 근로일별 근로시간 (단시간 근로자의 경우)
3. 추가적인 정보
- 아르바이트도 근로계약서 작성 필수: 아르바이트생(단시간 근로자)의 경우에도 근로계약서 작성은 필수이다. 하루만 일하는 일용직 근로자도 예외가 아니다.
- 벌금은 형사처벌: 벌금형은 단순한 과태료가 아닌 형사처벌에 해당하며, 전과 기록이 남을 수 있다.
- 근로계약서 보존 의무: 사용자는 근로계약서 원본을 근로계약 종료일로부터 3년간 보존해야 한다.
법은 마음이 아니라 '행위'를 본다.
법은 ‘좋은 의도’를 봐주지 않는다.
‘잘 모르고 그랬다’는 말도 변명이 되지 않는다.
결국 사장님은 “불법을 알면서도 계약서를 안 썼다”는 이유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자영업자의 일상은 늘 ‘사람’과 함께다. 하지만 그 ‘사람’을 고용하는 순간부터, 우리는 법 앞에서 사용자로서의 책임을 지게 된다.
직원이 원하든 말든, 격식을 차리는 게 불편하든, 계약서를 쓰지 않는 순간 우리는 스스로를 위험에 빠뜨리게 된다.
맺으며 : ‘좋은 사람’이 되기 전에 ‘법을 아는 사장’이 되자.
이번 판결은 단순한 벌금형이 아니다.
‘직원을 위한 배려’가 사장님의 법적 책임으로 돌아온 사건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자영업자라면, 오늘부터라도 근로계약서 작성 방식을 다시 점검하자.
“사업은 사람이 하는 일이다. 하지만 사람 사이의 일은 계약으로 지켜진다.”
오늘 당장, 계약서 양식부터 챙겨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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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yright@김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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