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감소지역의 위기와 새로운 대안으로서의 생활인구
대한민국의 인구감소 현상은 이제 더 이상 단순한 경제적 통계가 아니다.
특히 지방 소멸의 위기에 직면한 인구감소지역에서는 이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
저출산, 고령화가 결합하면서 특히 농어촌과 비수도권 도시들은 인구 유출이 가속화되었고, 이에 따라 지역 경제와 사회 기반이 무너질 위험에 처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자체들이 고민하고 있는 중요한 대안 중 하나가 바로 생활인구의 개념이다.
생활인구란 정주하지는 않지만 일정 기간 그 지역에 체류하며 경제적 활동을 하는 비정주 인구를 의미한다.
이에 각 지자체들은 워케이션, 귀농·귀촌 프로그램, 유학생 유치, 관광객 체류 활성화 등을 통해 지역에 새로운 형태의 생활인구를 유치하려 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대표적인 지자체들의 생활인구 증가 정책과 그 성과를 비교해보고, 앞으로의 방향성을 제시해 본다.
주요 지자체들의 생활인구 증가 정책과 성과 분석
1. 강원도의 강원스테이 시범사업
강원도는 생활인구 유치를 위해 '강원스테이'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홍천, 영월, 화천 등 인구 감소가 심각한 지역을 대상으로 외국인 계절 근로자, 농촌 유학 가족, 귀농·귀촌인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강원도의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룬 이 사업은 단순한 거주 제공이 아니라 지역 문화와 결합된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강원스테이 사업의 초기 성과는 긍정적이다.
외국인 근로자들의 농촌 유입과 더불어, 농촌 유학 가족을 통해 지역 내 학교 유지에도 기여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인구 증가 효과를 넘어, 지역 사회 유지와 경제 활성화에도 일정한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아직 시범사업 단계인 만큼 지속적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프로그램의 차별화와 장기적 지원이 필요하다.
2. 경북도의 듀얼라이프 사업
경상북도는 ‘듀얼라이프’라는 독특한 개념을 도입했다.
듀얼라이프란 한 사람이 여러 지역에 순환하며 일정 기간 거주하는 형태의 삶을 의미한다.
경북도는 이를 통해 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외부인들도 경북 지역을 주기적으로 방문하고 머무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예를 들어, 영천시에 위치한 보현산 천문대를 중심으로 한 ‘별빛체험스테이’ 프로그램은 지리적 특성을 극대화해 체류 인구를 늘리는 데 성공했다.
듀얼라이프 사업의 성과는 지역에 대한 관심과 방문을 증가시켰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특히, 천문대와 같은 지역 특화 콘텐츠를 바탕으로 타 지역과 차별화된 체험을 제공하면서 재방문율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기존의 귀농·귀촌 정책과 겹치는 부분이 많아 실제 인구 증가 효과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3. 경남도의 ‘한 달 여행하기’ 프로그램
경남도는 외국인과 재외동포를 대상으로 ‘한 달 여행하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그동안 국내 내국인 중심의 정책에서 벗어나, 해외 거주자들까지 생활인구 대상으로 포함시키는 데 성공했다.
특히 2023년에는 베트남, 미국, 중국 등 7개국 94명의 외국인이 참여하며 큰 성과를 거두었다.
경남도의 이 프로그램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홍보와 마케팅을 강화하고, 다양한 언어로 된 자료를 배포해 효과적으로 외국인의 관심을 끌어냈다.
단순 관광이 아닌 한 달간의 체류를 통해 지역 경제에 실질적 소비 효과를 가져오며 지역 활성화에 기여했다.
특히 외국인들이 한국 문화를 직접 체험하며 장기 체류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4. 부산시의 워케이션 활성화 사업
부산시는 생활인구 창출을 위한 전략으로 ‘부산형 워케이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워케이션은 일과 휴가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새로운 근무 방식으로, 주로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이다.
부산시는 이에 맞추어 업무 공간과 숙박시설, 관광 콘텐츠를 결합해 외부 기업들의 장기 체류를 유도하고 있다.
부산형 워케이션 사업은 비교적 짧은 기간 내에 약 1800명의 생활인구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이는 기존의 관광객 유치와는 차별화된 방식으로, 기업과 직원들이 함께 지역에 머물며 경제적 기여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다만, 워케이션이라는 개념이 아직 대중화되지 않아 실제 성과가 나타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정책의 차별성과 지속 가능성을 위한 제언
각 지자체의 생활인구 정책은 지역 특성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으며, 일부는 긍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강원도의 자연 환경을 활용한 프로그램, 경북도의 지리적 특성을 살린 듀얼라이프 사업, 경남도의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은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들이 제로섬 게임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단순히 생활인구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지역 경제에 지속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지역 내에서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창출하고, 체류 인구가 장기적으로 정주인구로 전환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일부에서는 복수주소제와 같은 법적 제도의 도입을 통해 생활인구 유치 정책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도 존재한다.
외국인과 재외동포를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의 확대도 필요하다.
이는 새로운 경제적 기회를 창출하며 지역 소멸을 막을 중요한 돌파구가 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인구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 지자체는 생활인구 유치 정책을 더욱 차별화하고,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김용한컬럼 #김용한박사 #김용한강사 #생활인구 #인구감소 #지자체정책 #워케이션 #강원스테이 #듀얼라이프 #한달살기 #복수주소제 #귀농귀촌 #외국인유치 #재외동포 #부산형워케이션 #경남도 #경북도 #강원도 #지방소멸 #지역활성화 #인구증가 #생활인구정책
Copyright@김용한
'김용한 컬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개그맨 이진호 불법도박 사례에서 찾아보는 본업이 아닌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사업의 유혹에 빠지면 안 되는 이유 (12) | 2024.10.16 |
---|---|
로컬활성화강사 컬럼: 자연, 문화유산만 관광자원? 부자 테마로 관광객을 유입한 의령군의 사례에서 찾아본 로컬 콘텐츠의 새로운 시각 (6) | 2024.10.16 |
지역.인구소멸대응 강사 컬럼: 인구소멸지역 생활인구 증가, 지역활성화와 지방 생존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14) | 2024.10.15 |
손대면 핫플_동네멋집: 하루 6명 방문하는 60억짜리 무주 백운산생태관, 국비공모사업의 문제, 진짜 무주를 체험하게 할 과제는? (6) | 2024.10.15 |
한국 작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문학계와 출판시장 그리고 도서유통업에 미치는 파급효과 (12) | 2024.10.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