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통시장의 진짜 경쟁 장소는 시장 골목이 아니라 고객의 스마트폰 화면이다.”
7월 9일 부천산업진흥원 교육장에서 부천지역 전통시장 매니저를 대상으로 ‘AI 시대 소비 트렌드와 전통시장 활성화’ 특강을 진행했다. 이번 강의는 AI와 디지털 기술을 소개하는 일반적인 교육이 아니라, 소비자의 구매 방식이 어떻게 달라졌으며 전통시장과 시장 매니저가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를 부천지역의 여건에 맞춰 구체적으로 살펴보는 시간이었다.
부천에는 생활권 곳곳에 전통시장이 분포해 있다. 지역 주민이 장을 보고, 반찬과 식재료를 구매하며, 이웃과 관계를 이어가는 생활밀착형 상권이라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가까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고객이 시장을 찾던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고객은 시장에 오기 전부터 지도, 검색, 리뷰, SNS, 가격 정보와 주차 편의성을 확인한다. 스마트폰 화면에서 충분한 정보를 얻지 못하면 현장을 방문하기도 전에 다른 선택지로 이동한다.
이번 강의의 핵심 메시지도 분명했다.
“이제 전통시장은 파는 곳이 아니라, 고객에게 발견되고 선택받는 곳이어야 한다.”
고객은 시장에 오기 전에 이미 구매를 결정한다
과거 고객의 구매 동선은 비교적 단순했다. 시장을 지나다가 점포를 발견하고, 상품을 보고, 상인의 설명을 들은 뒤 구매했다. 현재의 고객은 다르다.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고, 검색과 AI 추천을 통해 후보를 찾고, 지도에서 위치를 확인하며, 리뷰와 사진을 비교한 뒤 최종 방문 여부를 결정한다.
따라서 전통시장의 경쟁력은 좋은 상품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시장명, 대표상품, 영업시간, 주차장, 화장실, 결제수단, 행사 정보가 정확하게 검색되어야 한다. 온라인에 시장 정보가 없거나 오래된 정보가 방치되어 있으면 고객은 그 시장을 불편한 곳으로 판단한다.
강의자료에서는 소비자의 구매 여정을 인지, 탐색, 위치 확인, 리뷰 검증, 방문과 주문, 결제, 후기 공유의 흐름으로 설명했다. 전통시장은 이 전 과정에 노출되어야 하며, 어느 한 단계에서 정보가 끊기면 고객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싸게 파는 시장보다 납득되는 시장이 선택받는다
최근 소비자는 무조건 싼 가격만 찾지 않는다. 가격이 왜 합리적인지, 상품이 얼마나 신선한지, 원산지와 중량은 정확한지, 어떤 구성으로 사면 더 유리한지를 확인한다.
전통시장이 덤과 흥정만을 강조하면 일부 고객에게는 오히려 가격이 불투명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오늘의 특가, 묶음상품, 만원 장보기 구성, 산지와 입고일, 조리 방법을 분명하게 제시해야 한다. 가격 경쟁력을 ‘싸다’는 주장에 머물게 하지 말고, 고객이 이해하고 납득할 수 있는 정보로 전환해야 한다.
전통시장이 가진 가장 강력한 자산은 신선함과 현장성이다. 오늘 들어온 식재료를 눈으로 확인하고, 즉석에서 조리되는 냄새를 맡으며, 상인에게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을 직접 들을 수 있다. 온라인 플랫폼이 쉽게 복제할 수 없는 전통시장만의 오감 경험이다.

부천 전통시장은 생활형 고객을 더 세밀하게 읽어야 한다
부천 전통시장의 핵심 고객은 멀리서 한 번 방문하는 관광객보다 인근 주민과 1인 가구, 맞벌이 부부, 고령층, 외국인 주민이다. 이들이 자주 찾을 수 있도록 상품과 서비스가 생활방식에 맞게 달라져야 한다.
1인 가구에는 소포장 식재료, 한 끼 반찬 세트, 만원 장보기 패키지와 간편조리 상품이 필요하다. 맞벌이 고객에게는 퇴근 시간대 구매 편의와 빠른 결제가 중요하다. 고령층을 위해서는 큰 글씨 가격표, 짧고 안전한 동선, 휴식 공간, 친절하고 쉬운 설명이 필요하다. 외국인 주민에게는 다국어 안내, 사진 중심 메뉴판, 명확한 가격 표시와 간편결제 정보가 도움이 된다.
모든 시장이 같은 고객을 대상으로 같은 방식으로 홍보해서는 기억에 남기 어렵다. 반찬과 간편식 시장, 신선식품 장보기 시장, 야시장과 먹거리 시장, 고령친화 생활시장, 다문화 친화시장처럼 각 시장이 가진 핵심 강점을 한 문장으로 정의해야 한다.
시설 개선에서 고객경험 개선으로 전환해야 한다
전통시장 활성화 사업은 오랫동안 아케이드, 간판, 주차장, 조명과 같은 시설 개선에 많은 비중을 두어 왔다. 시설은 필요하지만 시설만 바꾼다고 고객이 다시 오는 것은 아니다.
고객의 입장에서 시장을 직접 걸어봐야 한다. 주차장을 찾기 쉬운지, 시장 입구를 쉽게 인식할 수 있는지, 통로가 복잡하지 않은지, 화장실은 청결한지, 카드결제 시 눈치를 보지 않는지, 무거운 장바구니를 들고 쉴 곳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부천 전통시장 활성화의 방향은 시설 중심에서 고객경험 중심으로의 전환이다. 가까운 시장이라는 장점을 넘어 자주 찾을 이유가 있는 시장이 되어야 한다. 상품, 서비스, 동선, 결제, 휴식, 청결, 응대까지 고객 여정 전체를 설계해야 한다.
AI 시대 시장 매니저는 행정지원자가 아니라 변화관리자다
이번 교육에서 가장 강조한 부분은 전통시장 매니저의 역할 변화였다. 과거의 매니저가 서류 작성, 사업비 관리, 행사 진행과 행정 지원에 머물렀다면, AI 시대의 매니저는 시장의 문제를 발견하고 실행을 촉진하는 변화관리자가 되어야 한다.
시장 매니저는 지도와 온라인 정보를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점포별 리뷰를 모니터링하며, 좋은 후기를 확산하고 부정적인 후기에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 상인들이 디지털 도구를 부담 없이 활용할 수 있도록 점포별 맞춤형 지원도 제공해야 한다.
AI는 홍보문구, 카드뉴스 초안, 블로그 글, 행사 안내문, 해시태그를 빠르게 만드는 데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시장의 특가상품, 상인의 이야기, 제철 먹거리와 현장 분위기를 찾아내는 일은 사람이 해야 한다. AI가 행정과 반복 업무를 줄여준다면 매니저는 상인과 더 많이 대화하고, 고객의 불편을 찾고, 시장의 새로운 콘텐츠를 기획하는 데 시간을 써야 한다.
전통시장은 오래되었기 때문에 살아남는 것이 아니다. 고객의 변화에 맞춰 끊임없이 자신을 바꿀 때 살아남는다. AI 시대 부천 전통시장의 경쟁력은 화려한 기술이 아니라 정확한 정보, 편리한 이용 경험, 신뢰할 수 있는 상품, 상인의 따뜻한 응대와 이를 연결하는 매니저의 실행력에서 만들어진다.
전통시장 활성화, 상권 매니저 역량강화, AI 활용 홍보마케팅, 고객경험 개선, 상인교육과 상권 활성화 전략 특강이 필요한 기관과 시장에서는 김용한 박사의 현장형 강의와 컨설팅을 통해 실행 가능한 변화 전략을 함께 설계해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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