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재생의 성공, 그러나 새로운 갈등의 씨앗
충남 예산시장은 ‘지역상생 프로젝트’의 성공 사례로 큰 주목을 받았다. 침체된 지역 상권을 되살리기 위해 백종원 대표와 예산군이 손을 맞잡고 개장한 이 시장은 1년 반 만에 방문객 370만 명(2024년 118만 명 방문)을 기록하며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하지만 이러한 화려한 성공 뒤에는 에상했던 문제들이 부상하고 있다. 임대료 폭등, 기존 상인의 이탈, 그리고 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고질적인 문제가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이 글에서는 예산시장이 당면한 문제의 근본 원인을 살펴보고, 젠트리피케이션의 징후와 그로 인해 변화할 가능성이 있는 미래 모습을 몇 가지 시나리오로 예측해보고자 한다.
임대료 상승과 젠트리피케이션의 악순환
1. 상설점포 임대료 폭등과 기존 상인의 퇴출
예산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인근 부동산 가격과 임대료가 폭등하고 있다. 기사에 따르면, 불과 몇 년 전 평당 100만 원대였던 상가의 매매가는 현재 10배 이상으로 뛰었으며, 월세도 몇 배나 올라 기존 상인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백종원대표도 백종원 TV를 통해 임대료 인상을 강력하고 경고하고 나서는 상황이다.
이처럼 급격한 임대료 상승은 상인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며, 일부는 장사를 접거나 다른 지역으로 이주해야 하는 상황에 몰리고 있다. 특히, 소규모 자영업자는 이러한 변화에 취약해 결국 시장을 떠날 수밖에 없다.
2. 젠트리피케이션의 조짐과 문제점
젠트리피케이션은 도시재생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작용으로, 낙후된 지역이 개발되면서 임대료와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고 원주민이 밀려나는 현상을 말한다.
예산시장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외부 투자자와 투기 세력이 시장에 유입되면서 가게 매매가와 임대료를 높이고, 기존 상인들과 지역 주민들이 경제적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고 떠나고 있다.
이로 인해 시장의 정체성이 훼손될 가능성이 크다. 기존 상인들이 떠나면, 예산시장이 가지고 있던 소박하고 전통적인 매력이 사라지고 대신 대규모 프랜차이즈와 외부 자본 중심의 상업 구조로 변화할 위험이 있다.
3. 변화하는 시장의 분위기와 고객 경험
임대료 상승은 음식의 질과 서비스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부 뉴스에서는 일부 고객들은 음식의 맛과 품질이 이전만 못하다는 불만을 보도하고 있다.
음식점들이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원재료의 질을 낮추거나 조리 과정을 간소화하면서 예산시장의 핵심 경쟁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방문객 감소로 이어질 수 있으며, 시장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도 있다.
성공의 그림자, 젠트리피케이션이 드리운 시장의 미래
충남 예산시장은 지역 재생 프로젝트의 성공 사례로 단기간에 주목받았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임대료 폭등, 기존 상인의 이탈, 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구조적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예산시장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만든다. 예산시장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에 대한 네 가지 가능성을 시나리오 형태로 살펴보자!
시나리오 1: 로컬 점포와 맛집의 이탈 후 프랜차이즈화
가장 우려되는 시나리오는 로컬 점포와 개성 있는 맛집들이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떠난 뒤 대규모 프랜차이즈와 외부 자본이 시장을 장악하는 것이다.
이미 일부 상가에서는 임대료 급등으로 기존 상인들이 문을 닫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시장의 전통적 매력은 사라지고, 소비자는 대기업 브랜드가 주는 익숙함을 찾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변화는 단기적으로는 시장의 화려한 외형을 유지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독특한 지역 정체성이 훼손되고, 관광객들의 발길이 줄어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결국 프랜차이즈화된 시장은 더 이상 지역 명소가 아닌 평범한 상권으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
시나리오 2: 광장 및 백종원 점포 중심의 유지
또 다른 가능성은 시장의 중심이 백종원 브랜드 점포와 광장 등 일부 주요 공간에 집중되는 것이다. 이미 많은 방문객들이 ‘백종원의 시장’이라는 이미지를 보고 찾아오기 때문에, 이 브랜드 파워는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구조가 시장의 다양성을 제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소비자들은 점점 더 백종원의 점포를 중심으로 소비를 집중하고, 그 외 상점은 점차 소외되며 매출이 줄어들 수 있다. 결국 일부 상권이 활기를 잃는 ‘부분적 공동화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시나리오 3: 지속적인 혁신과 관리로 활성화 유지
이 시나리오는 가장 이상적인 결과로, 지속적인 혁신과 체계적인 관리가 이루어지는 경우다. 임대료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협약이 이루어지고, 로컬 상인들이 안심하고 장기적으로 점포를 운영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면, 시장의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지속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또한, 다양한 지역 특산물과 체험 콘텐츠를 도입해 관광객 유입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다면, 젠트리피케이션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안정적인 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시나리오는 현실적으로 많은 이해관계자의 협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달성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도전적이다.
시나리오 4: 반짝 활성화 이후 침체
마지막으로, 반짝 성공 이후 시장이 급격히 침체하는 시나리오다. 젠트리피케이션이 심화되면서 기존 상인들이 이탈하고, 소비자들이 높은 가격과 낮아진 서비스 품질에 실망해 방문을 줄이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 시나리오에서는 한때 전국적인 관심을 받았던 예산시장이 단기간의 유행으로 끝나버릴 위험이 크다. 이미 일부 방문객들 사이에서는 "맛이 예전만 못하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으며, 만약 이러한 평가가 확산된다면 재방문율이 급격히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이후 시장은 초기에 투자했던 외부 자본마저 철수하면서 점포들이 대거 문을 닫고, 결국 한적한 지역 시장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
변화 속에서 선택할 미래
예산시장은 현재 성공과 위기의 기로에 서 있다. 네 가지 시나리오는 시장의 미래가 단순히 현재의 성장세에 달린 것이 아니라, 젠트리피케이션의 영향을 어떻게 관리하고 대응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로컬 상인과 지역 커뮤니티가 시장의 중심에 남아 있지 않으면, 예산시장의 고유한 매력은 잃게 될 것이다. 나아가 소비자와 지역사회가 기대하는 가치를 충족하지 못한다면, 그 성공의 불씨는 금세 꺼질 수 있다.
이 중요한 전환점에서 예산시장이 어떤 선택을 할지, 그 미래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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